전국에서 모인 대학생 40여명은 4대강 사업반대 도보순례단 생명평화의 ‘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지리산과 낙동강 주변을 걸었다. 참가한 대학생 중에는 4대강 공사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정하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이들 대학생이 본 4대강의 모습은 참혹했다. 안동하회마을과 부용대에서 아름답게 흐르던 강은 구담교 주변에서부터 그 발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준설로 인해 강의흐름이 막히고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서 주변의 생명들은 사라져갔다. 우리는 삼강을 지나 지율스님과 함께 상주보, 해평습지로 걸음을 옮기면서 수많은 생명들을 보기도 했고, 이들을 파헤치는 포크레인을 보기도 했다. 그리고 포크레인이 지나간 자리에는 생명은 사라지고 모래만이 사막같이 쌓여있었다.
상주보주변의 고요 있는 물에는 녹조가 끼어있기도 했다. 강물은 흐릿했고, 상주보에 새겨진 ‘현대건설’의 마크만이 뚜렷했다. 이것이 이명박정권이 이야기하는 녹색성장, 녹색뉴딜의 진정한 모습이다. 그곳에서 우리가 보고 느낀 것은 썩은 강이 아니라 부패한 정치의 모습이었다.
이명박정권은 4대강사업으로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가 걸었던 내내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건, 포크레인과 덤프트럭뿐이었다. 4대강의 파헤쳐 일부 건설사들의 배를 불리고 있을 뿐이다. 설사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해도 생명을 파괴하고 우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방해하는 나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많은 관광객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던 상주의 자전거도로에는 사람도, 자연도 없었다. 모래를 파서 쌓아올린 제방으로 강의 높이는 주변마을보다 높았다. 농사를 짓던 사과나무 과수원은 물에 잠겨있었다. 4대강 사업은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다. 홍수피해가 거의 없는 낙동강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마을단위의 지천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적인 정비사업이 대안이다.
준설로 인한 식수오염주장일 일자, 지리산댐을 건설하면 된다는 황당한 주장역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우리는 지리산댐이 건설되면 수몰될 마을인 의평마을로 향해, 그 지역주민들의 염원을 들었다. 그리고 지리산 종주를 하면서 반달곰을 비롯한 많은 동물들과 생명들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우리가 낙동강과 지리산을 걸으며 보고 내린 결론은 하나다.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낙동강 상류는 이제 막 공사가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상류의 개발을 멈춘다면 강은 회복될 수 있다. 강은 흘러야 한다. 그러면 생명도 흐를 수 있다. 도보순례단 ‘바람’은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을 지지하며 함께 할 것이다.
2010년 8월 10일
함안보 농성을 지지하며
4대강 사업반대 도보순례단 생명평화의 ‘바람’ 참가자 일동